식도 흑색종이 의심되어 의뢰된 식도 종양
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김태완
76세 남자환자가 타병원에서 시행한 검진 내시경에서 우연히 발견된 식도의 종괴로 의뢰되었습니다. 내시경 상 식도의 절치하방 20cm 위치에 약 5mm 크기의 구형 융기가 관찰되었습니다. 병변의 표면은 매끈하였고, 뚜렷한 혈관상과 함께 약간 어두운 색조가 관찰되었습니다. 조직검사 시행 후 노출된 조직은 더 짙은 검은 병변을 보였으며 구형 융기의 기저부는 주변보다 함몰되어 있었습니다. 타병원의 조직병리검사에서는 악성세포는 관찰되지 않았으며, 비특이적인 염증세포의 점막하 침윤이 관찰되었습니다.
Figure 1. 외부 내시경 사진(조직검사 전)
Figure 2. 외부내시경 사진 (조직검사 후)
의뢰된 후 내시경을 재시행하였습니다. 본원에서 시행한 조직병리검사결과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Esophagus, gastroscopic biopsy
1. Chronic caseating granulomatous inflammation, consistent with tuberculosis
2. Tb-PCR is recommended
3. Epithelial hyperplasia of surface epithelium
- 질문
- 상기 환자에게 어떤 조치를 시행하시겠습니까?
- 해설
- 결핵이 의심되는 병변에서 얻은 조직검체에서 건락성 괴사를 동반한 육아종 염증소견, 거대세포 혹은 상피모양세포 등 결핵의 특징적인 소견이 관찰되면 결핵의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폐외 결핵의 경우 병변 부위에 결핵균 수가 비교적 적어 검체에서 항산균이 관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조직소견이 결핵을 진단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소견은 비결핵 항산균 감염, 진균 감염, 브루셀라증, 매독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감별진단에 주의를 요합니다.
결핵의 진단을 위한 조직검사를 할 때 조직검체에 대해 항산균 배양검사를 함께 시행해야 합니다. 조직검체는 멸균 식염수에 담아야 하고, 검사실에 보내기 전에는 냉장 보관이 필요합니다. 조직검체로 배양검사를 의뢰하면 배양까지 2-6주의 시간을 요하기 때문에 보조적인 진단방법으로 조직검체에서 결핵균 핵산증폭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빠른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폐외 결핵은 치료에 대한 반응을 평가하기 위한 결핵균 검사를 하기 어렵고, 역설적 반응(paradoxical response)의 빈도가 폐결핵보다 높아 치료 반응을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치료에 반응이 없을 경우에 내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 초기 진단을 위한 술기를 시행할 때 조직검체로 배양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일반인구에서 결핵균 감염율이 1% 미만인 국가의 경우 임상적으로 결핵이 의심되어 시행한 결핵균 감염 검사(Tuberculin skin test OR Interferon gamma releasing assay)에서 양성일 경우 활동성 결핵의 가능성이 크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결핵 감염률이 높고 BCG가 필수예방접종인 나라에서는 활동성 결핵의 진단에 있어서 결핵균 감염 검사의 유용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그러나 폐외 결핵과 같이 임상적으로 결핵이 의심되지만 결핵균 검사가 음성이고 진단이 어려운 경우 결핵균 감염 검사가 활동성 결핵의 진단을 위해 보조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TST에 비해 IGRA가 활동성 결핵 진단에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본 증례의 환자는 AFB stain과 TB-PCR은 음성이었지만, 조직병리에서 결핵에 부합하는 건락 괴사성 육아종의 소견이 보여 항결핵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 질문
- 상기 환자에게 치료와 추적을 위한 전략을 어떻게 시행하시겠습니까?
- 해설
- 폐외 결핵의 경우에도 폐결핵과 마찬가지로 6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항결핵약제의 병합요법이 추천됩니다. 결핵 초치료는 2개월의 초기 집중 치료기와 4개월의 후기 유지치료기로 구분됩니다. 2개월의 초기 집중치료기에는 이소니아지드, 리팜핀, 에탐부톨, 피라진아미드(2HREZ)를 동시에 복용하여 급속히 증식하는 대부분의 결핵균을 신속히 제거하여 균음전과 임상 증상의 호전을 가져옵니다. 이어지는 4개월의 유지치료기에는 이소니아지드, 리팜핀, 에탐부톨(4HRE)을 동시에 복용하여 천천히 간헐적으로 증식하는 결핵균의 집단을 제거하여 재발을 예방합니다. 초치료 시 피라진아미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이소니아지드, 리팜핀, 에탐부톨을 9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9HRE).
Figure 3. 항결핵치료 2개월 후
Figure 4. 항결핵치료 6개월 후
항결핵치료 6개월 후 약간의 흑색 침착만 남고 병변은 모두 소실되어 보였습니다. 추적을 위해 시행한 조직검사에서도 육아종, 거대세포 혹은 상피모양세포나 항산균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 추적을 권고하였습니다.
Key messages
1. 위장관결핵의 경우 조직내 결핵균의 수가 적어 균이 검출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2. 조직검사에서 건락괴사성 육아종이나 거대세포 혹은 상피모양세포 등 결핵에 특징적인 소견이 관찰되면 결핵을 의심할 수 있다. 진단의 보조적인 요법으로 결핵감염검사도 이용할 수 있다.
3. 결핵이 의심되는 경우 표준 6개월 치료를 시작하고 치료에 대한 반응을 통해 진단을 평가할 수 있다.
진행된 섬유화 또는 간경변증을 동반한 비알코올 지방간염 환자의 예후 예측을 위한 간섬유화 스캔의 threshold
Liver stiffness thresholds to predict disease progression and clinical outcomes in bridging fibrosis and cirrhosis
비알코올 지방간염 (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을 대상으로 한 후향적 연구에서 vibration controlled transient elastography (VCTE)를 통해 측정한 간섬유화도 (liver stiffness [LS])와 liver decompensation risk의 연관성이 알려진 바 있으나 간조직검사를 통해 진행된 섬유화로 진단받은 NASH 환자들에 대한 전향적 연구 결과는 보고된 바 없습니다. 이 연구는 진행된 섬유화 또는 간경변증을 동반한 NASH에서 selonsertib과 simtuzumab의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시행되었던 4개의 무작위 대조 연구의 data를 분석하였습니다. 치료 전(baseline), 치료 48주 (selonsertib study), 치료 96주 (simtuzumb study) 주에 각각 간조직검사, 치료 전에 VCTE를 시행하여 각 환자의 섬유화도를 평가하였습니다.
- Key Points -
간조직검사를 통해 확인된 총 664명의 F3 stage NASH 환자들 중 103명 (16%)이 간경변증으로 진행하였으며 총 734명의 간경변증을 동반한 NASH 환자 중 27명 (4%)에서 간관련 합병증이 발생하였습니다. 간경변증 진행 예측에 대한 baseline LS의 optimal threshold는 16.6 kPa 이상이었으며 간관련 합병증 발생 예측에 대한 threshold는 30.7 kPa 이상이었습니다. F3 stage NASH 환자군의 다변량 분석에서 baseline LS 16.6 kPa 이상 (adusted hazard ratio [aHR] 3.99; 95% CI 2.66 to 5.98; P <0.0001)과 LS 5 kPa (20%) 이상 증가 (aHR 1.98; 95% CI 1.20 to 3.26; P=0.008)가 간경변증 발생 위험 증가와 관련된 독립적인 예측인자였으며 간경변증 NASH 환자군의 다변량 분석에서 baseline LS 30 kPa이상 (aHR 10.13; 95% CI 4.38 to 23.41; P <0.0001)은 간관련 합병증 발생 위험 증가와 연관된 독립적인 예측인자였습니다.
이 연구는 반복된 간조직검사를 시행한 다국가, 다기관 무작위 대조연구의 data를 분석한 것으로 기존의 연구보다 더 신뢰할 만하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NASH 환자에서 VCTE를 통해 측정한 LS value는 진행성 섬유화에서 간경변증으로의 진행, 간경변증에서 간관련 합병증의 발생을 예측하여 환자의 위험도를 계층화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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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포충증 (Hepatic cystic echinococcosis)
영남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강민규
23세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남자 환자가 간헐적인 우측 상복부 통증으로 외래로 내원하였습니다. 개인 병원에서 시행한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CT)에서 8-11cm가량의 격막이 동반된, 두 개의 연결된 간 내 물혹이 관찰되었습니다. 본원에서 시행한 상복부 초음파에서 불규칙한 에코가 동반된 격막 내에 tape 모양의 물질이 관찰되었습니다. [그림 1] 내원 당시 시행한 혈액 검사는 정상이었으나, 백혈구 6,900/mm3 (호산구 18.0%)으로 호산구 증가 소견이 관찰되었습니다. 임상적으로 기생충 감염에 의한 호산구 증가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혈청학적 기생충 검사를 시행하였고, 낭미충증 (cysticercosis) IgG 결과 양성이었습니다.
[그림 1] 환자의 복부 CT (좌), 복부 초음파 (우)
- 질문
- 가장 가능성 높은 진단은 무엇인가요?
- 해설
- WHO 분류인 3형 낭성 간포충증 (cystic echinococcosis, CE3)의 진단이 가능합니다. CE3은 과도기 (Transitional) 상태로 분류되며, 세부적으로 a, b형으로 나뉩니다. 이 환자는 water-lily sign (낭종의 내부 격벽의 탈착으로 인해 액체 안에 떠 있는 모습)이 관찰되어 CE3a형으로 진단되었습니다. [그림 2]
포충증은 간 (65-70%)을 가장 흔히 침범하지만, 폐 (20-25%), 신장, 비장, 뇌 등 인체 어느 부위도 침범 가능합니다. 또한, 혈청학적 검사상 낭미충증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타장기 침범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검사를 진행하였으며, 타장기 침범 증거는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본원에서는 포충증에 대한 혈청학적 검사가 없어 시행하지 못하였습니다. 포충증과 낭미충증은 혈액 검사상 cross-reactivity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림 2] WHO 분류에 따른 낭성 간포충증의 초음파 소견
- 질문
- 간포충증의 치료는 어떻게 되며, 어떤 경과를 보였나요?
- 해설
- 간포충증은 각 아형 및 크기에 따라 다양한 치료 방법이 적용됩니다. CE1, CE3a 경우에는 s낭종 크기에 따라 5cm 미만일 경우에 알벤다졸 약물 치료, 5-10cm 경우에 puncture-aspiration- injection of a scolecidal agent, re-aspiration (PAIR) + 알벤다졸 약물 치료, 10cm 이상일 경우에permanent catheterization (PC) + 알벤다졸 약물 치료가 적용될 수 있으며, 수술적 치료도 가능합니다. 또한, CE4, 5 경우에는 watch-and-wait, CE2, 3b일 경우에 5cm 이상일 경우 수술과 알벤다졸 약물 치료가 권고됩니다. [그림 3]
본 환자에서는 표면에 위치한 큰 낭종으로 PAIR의 금기와 높은 수술 선호도로 알벤다졸 약물 치료 (수술 전 1주일 동안 총 400mg, 하루 10mg/kg) 후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였습니다.
수술 검체에서 다양한 크기의 다발성 낭종 및 주위에 여러 염증세포의 군집이 관찰되었습니다. [그림 4] 다양한 모양의 Protoscoleces (빨강 화살표) 및 hooklets (검정 화살표) 가 동반된 두절 (scolex)이 관찰되어 단방조충으로 인한 간 낭성포충증 (hepatic cystic echinococcosis_Echinococcus granulosus)으로 확진되었습니다. 환자는 수술 후 지속적인 알벤다졸 치료 (3-6개월)를 받고 있으며, 외래 추적 중입니다.
[그림 3] 낭성 포충증의 치료적 접근 방법
[그림 4]
- 질문
- 단방조충 (Echinococcus granulosus)으로 인한 포충증의 생활사는 어떻게 되나요?
- 해설
- 단방조충으로 인한 포충증의 종숙주는 개, 여우로 인간은 우연숙주입니다. 종숙주에서 기생하던 단방조충의 성충에서 배출된 충란을 인간이 섭취하게 되면, 소장을 뚫고 간, 폐, 비장, 신장 등 여러 장기로 이동하여 낭종성 병변을 유발합니다. 본 사례에서 다양한 조충의 생활사를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낭포는 서서히 커지므로, 대부분 성인이 되어 증상이 나타나며, 간포충증은 복부 불편감과 식욕 부진이 가장 흔한 증상으로 발현됩니다.
[그림5]
최근 내국인 대상 간포충증의 빈도는 매우 적으나, 외국인 대상으로 한 간포충증 사례 보고의 증가를 고려할 때, 해외여행력이나 외국인 진료시 감별진단으로서의 간포충증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Key messages
1. Kim WC, Shin JU, Jin SS. Hepatic Hydatid Cyst: A Case Report. Korean J Gastroenterol 2021;77:35-38.
2. Rinaldi F, Silvestri AD, Tamarozzi F, et al. Medical treatment versus “Watch and Wait” in the clinical management of CE3b echinococcal cysts of the liver. BMC Infectious Diseases 2014,14:492.
3. Craig PS, McMaus DP, Lightowlers MW, et al. Prevention and control of cystic echinococcosis. Lancet Infect Dis 2007;7:385–394.
4. Yoo JS, Kang MK, Park JG, et al. Clinical Implications for the Comprehensive Interpretation of Radiologic and Immunodiagnostic Tests in Patients Suspected of Parasitic Hepatic Cyst, a Rare Case in Korea. Trop. Med. Infect. Dis. 2023,8,155.
5. https://www.who.int/en/news-room/fact-sheets/detail/echinococcosis
6. https://www.cdc.gov/dpdx/echinococcosis/index.html